“내일 이맘 때에 내가 베냐민 땅에서 한 사람을 네게로 보내리니 너는 그에게 기름을 부어 내 백성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삼으라 그가 내 백성을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서 구원하리라 내 백성의 부르짖음이 내게 상달되었으므로 내가 그들을 돌보았노라 하셨더니” (9:16)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왕정체제를 허락합니다. 모세 시대부터 계속되어 온 신정체제가 자연스럽게 왕정 체제로 바뀌게 됩니다. 사울은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고자 하는 사소한 목적 때문에 사무엘을 찾았지만 하나님은 그를 왕으로 세우시는 계획을 이루어가십니다. 사울과 사무엘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이 빈틈없이 성취됨을 보여줍니다. 사무엘에게 두 차례의 계시가 나타납니다.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계시를 받고 순종한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도 중요한 결정에 앞서 사무엘처럼 하나님의 계시를 직접적으로 받아보려는 생각을 갖는 사람이 있습니다. 입신,환상,예언,신유체험,직통계시를 따라다니는 자들이 있습니다. 이같은 사고방식은 위험한 사고이며 잘못된 신앙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의 정점으로 계시가 완성되었습니다. 그것을 기록한 성경보다 더 위대한 계시는 없습니다. 성경의 계시는 사사로운 개인의 일상사를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기록된 말씀을 배우고 깨달아서 현재 나의 시점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것이 가장 균형있고 건강한 신앙입니다.
사울과 사무엘이 최초로 만남을 갖고 대화를 나누며 함께 식사하게 됩니다. 화목 제물 중에 넓적다리와 그것에 붙은 기름을 가져다가 사울에게 대접합니다. 화목 제물 중에 아론의 자손들과 제사장들에게만 돌려지는 것입니다. 사무엘이 왕이 될 사울을 위해 극진한 대접을 준비한 것입니다. 이제 사울이 왕이 되면 그동안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행사하던 모든 권한이 그에게 넘어갑니다. 자신을 대신해 왕을 달라고 요구한 백성들에 대해서도 섭섭한 감정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무엘은 인간적인 불만을 갖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책무를 묵묵히 순종하고 충성합니다. 마치 세례 요한처럼 자신은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지면서 하나님이 세우기 원하시는 새로운 주인공을 위해 무대를 준비하는 그의 모습에 감동을 받습니다. 주의 일꾼은 자신의 이익보다 하나님의 일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나에게 영광이 돌아오지 않는다해도 공동체의 유익을 구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채워 주시고 더욱 좋은 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6:33)